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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가정에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2000년대 초부터 자연스레 채팅 문화가 생겼다. 이에 따라 소통의 편리함을 추구하게 되면서 인터넷 신조어가 마구잡이로 생겨나게 되었다. 이는 신세대 문화로 완벽히 자리매김했고 보는 이에 따라서 이를 즐겨 쓰는 신세대와 신조어의 문외한인 일부 구세대를 구분 짓는 작은 사회 병리 현상으로 보이기도 했다. 그리하여 우려 섞인 시선과 함께 뉴스에서도 이 문제를 크게 다루었는데, 우리가 지켜온 언어를 젊은 층들이 파괴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그런데 이쯤에서 필자가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신조어, 외래어 혼용, 한글 파괴, 초성체 관련 얘기만 나왔다 하면 한 번씩 듣는 말

''이러다 세종대왕 우시겠다 ㅠㅠ''

과연 그럴까?

이 말은 즉, 신세대의 신조어 남발이 한글을 창제하신 세종대왕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는 것이고

세종대왕의 뜻은 우리 고유의 언어문화의 원형을 유지하고 변형 시키지 말자라는 주장으로 보인다.

그런데 현대인이 지금 사용하는 말은 과연 세종대왕이 만들어 사용했던 시대의 말인가? 이 주제까지 넘어가면 너무 길어지므로 설명은 생략하고 정답만 내리자면,

그렇지 않다!

멀리 갈 필요 없이 이승만 전 대통령 취임 연설문만 보더라도 현대인이 사용하지 않는 단어와 표현들이 많이 보인다. 모름지기 경쟁력이 없거나 트렌드를 따르지 못한 단어는 사멸하는 법이다. 상황에 맞게 단어의 뜻이 바뀌기도 하고 확장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90년 대 많이 쓰던 '폭탄'이란 용어는 미팅에서 제일 별로인 이성을 뜻으로 추가되었고, 또 요새 많이 쓰는 낚시는 물고기를 낚는다는 뜻이었지만 현대에는 타인을 속이다는 표현으로 확장되었고 사기는 남을 속인 다는 의미 외에 특출 난 능력을 뜻하기도 한다. (ex. 낚였다, 사기 캐릭) 그리고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다. 영어권에서도 SNS 안에서 줄임말을 많이 쓴다.

(신조어를 듣고 빵터진거 하나 있었는데 '추노'는 조선 때 도망간 노비를 잡는 걸 의미하였으나 현대에선 알바하러 왔다가 일이 너무 고되자 사장 몰래 도망치는 일을 뜻함으로 의미가 확장되었다ㅋㅋㅋ)

언어는 소통 수단임을 넘어서서 그 시대를 잘 나타내는 문화이다. 인터넷은 채팅을 낳았고 채팅은 신조어를 낳았다.

결국 잘못된 점은 유행을 쫓아가지 못하는 이들이 아니라,

언어 표현은 시대에 맞게 변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자들의 편협한 지적질이 문제다.

솔직히 필자도 '소확행'이 무슨 말인지 검색하기 전까지는 감이 안 왔다. 그래도 이미 통용되고 있는데 나만 모른다면 혼자 소통이 안될 것 아닌가? 누굴 탓할 것인가? 사소한 걸로 '선비질' 하지 말자

앞으로도 줄임말 표현이나 신조어가 더 많아질 것이다.

앞서 말했던 2000년대 초와 지금 2019년 인터넷 용어들을 비교해 보면 확연히 차이 나듯.

세종대왕 안 우시니까 걱정 그만 좀 하고 대화에 참여하고 싶으면 검색해서 찾아보면 된다.

게임 좋아하는 어르신들 중에서 요새 쓰는 표현들 잘 아는 사람도 많다.

ㅇㅈ? ㅂㅂㅂ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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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만년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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